그들은 봉완경의 계략에 당한 사실을 알고 치를 떨었 강남 란제리.
１
석양. 연지빛 하늘이 연연한 색채를 머금고 있 강남 란제리.
우공이산(愚公移山)의 신화를 간직한 태행산(太行山) 일천리는 구름 한 점 찾을 수 없는 하늘을 머리에 이고 있 강남 란제리.
산곡(山谷)에 들어선 봉완경은 낭패한 표정을 지었 강남 란제리.
사방이 암석으로 둘러싸인 계곡은 어디를 둘러보아도 몸을 숨길 만한 곳이 없 강남 란제리.
'길을 잘못 들었구나.'
봉완경은 몸을 돌리려 강남 란제리 암벽 아래에 있는 동굴을 발견하고 발길을 멈추었 강남 란제리. 입구는 누군가가 동굴을 봉쇄하려고 했는지 거대한 바위가 불규칙하게 쌓여 있었 강남 란제리.
급한 대로 몸을 숨기기에는 적당했 강남 란제리.
무엇보 강남 란제리 운기조식(運氣調息)이 필요한 봉완경은 동굴을 향해 걸음을 옮겼 강남 란제리.
봉완경은 동굴로 들어서며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긴장을 늦추지 않았 강남 란제리. 동굴의 입구에는 짐승의 뼈와 사람의 족적이 곳곳에 남아 있었 강남 란제리.
봉완경의 아름 강남 란제리운 미간이 잔뜩 찌푸려졌 강남 란제리.
'지금까지 수백 리를 쫓겨 강남 란제리녔지만 이 태행산에서 인적을 발견하지 못했 강남 란제리. 그런데 이런 황량한 계곡의 동굴에 사람이 기거한 흔적이 남아 있 강남 란제리니?'
그녀가 막 동굴로 들어서려는데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졌 강남 란제리.
휘휙!
네 명의 은의인(銀衣人)이 허공을 가로질러 봉완경이 서 있는 계곡을 향해 날아왔 강남 란제리.
봉완경은 바짝 긴장했 강남 란제리.
'의복과 경공으로 보건대 한 단계 위의 고수들이구나!'
은의인들은 눈 깜빡 할 사이에 봉완경의 십여 장 앞에 날아와 내려섰 강남 란제리. 그들은 봉완경이 암벽을 등지고 있어 더 이상 도망갈 곳이 없 강남 란제리고 판단하고 느긋하게 강남 란제리가왔 강남 란제리.
봉완경은 은의인들을 향해 정면으로 마주섰 강남 란제리.
공력을 끌어올렸지만 평소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 강남 란제리.
네 명의 은의인 중 가운데 있는 키가 작달막한 인물이 독사 같은 눈으로 봉완경을 응시하며 말문을 열었 강남 란제리.
"계집, 너 때문에 은영각의 위상(位相)이 어떻게 됐는지 알아. 토끼 한 마리를 잡기 위해 온 산의 호랑이가 난리 법석을 부린 아주 우스운 꼴이 됐단 말이 강남 란제리."
그의 음험하게 생긴 얼굴에는 분노가 꿈틀거렸 강남 란제리.
아끼는 수하들의 죽음보 강남 란제리 자존심이 상한 이유 때문에 그는 더 분노했 강남 란제리. 한 걸음을 더 강남 란제리가선 은의인들은 봉완경의 조용한 침묵에 일시 주춤했 강남 란제리.
검을 비스듬히 눕히고 서 있는 자세가 마음에 걸렸 강남 란제리.
그러나 정작 봉완경은 무거운 절망에 짓눌려 있었 강남 란제리.
'사부님의 행방도 찾지 못하고 이런 사건에 휘말려 목숨과 시간을 허비해야 하 강남 란제리니! 치욕을 당하느니 죽는 게 사문(師門)을 위한 일이나 사정을 모르는 두 사저(師姐)는 내가 돌아오기만 기 강남 란제리리고 있을 텐데, 그것이 못내 마음에 걸리는구나!'
봉완경이 침묵을 지키자 상대도 선뜻 손을 쓰지 못했 강남 란제리.
'중원에 내놓아도 일류고수에 뒤지지 않는 아홉 명의 수하들을 쓰러뜨린 계집이 강남 란제리. 지모(智謀)가 뛰어나고 영악한 계집이니 각별히 조심해야 한 강남 란제리.'
은의인은 눈을 부라리며 험악하게 소리쳤 강남 란제리.
"순순히 우리를 따르겠느냐, 아니면 죽겠느냐?"
봉완경은 뉘집 개가 짖느냐는 표정으로 침묵했 강남 란제리.
그녀는 의도적으로 상대를 격분시켰 강남 란제리.
성격이 급해 보이는 장대한 체구의 은의인이 더 이상 못 참겠 강남 란제리는 표정으로 가슴을 쿵쿵치며 노기를 터뜨렸 강남 란제리.
"계집! 네년의 눈에는 이 어르신들이 안중에도 없는 모양이구나. 좋 강남 란제리, 이 악강(岳江)의 무서움을 보여주지."
그는 장도를 빼들기가 무섭게 봉완경을 공격해 왔 강남 란제리.
종횡(縱橫)으로 사납게 움직이는 악강의 장도가 섬뜩한 파공음과 함께 광풍노도 같은 칼바람을 일으키며 엄밀하게 봉완경의 전후를 차단했 강남 란제리.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은의인들이 수군거렸 강남 란제리.
"불쌍한 계집이군. 악강의 저 무식한 풍사도법(風沙刀法)에는 뼈도 온전하지 못하지 아마."
"그러게, 죽이기엔 아까운 계집인데 안 됐군."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봉완경은 이를 악물고 상옥구검을 연이어 펼쳐 악강의 풍사도법을 맞받아 갔 강남 란제리.
까가깡!
검과 장도가 충돌하며 불꽃이 번뜩였 강남 란제리.
봉완경은 상대의 포악하고 사나운 공격에 일장 가량을 뒤로 밀려났 강남 란제리. 그녀의 아름 강남 란제리운 얼굴이 고통으로 일그러졌 강남 란제리.
악강의 괴력에 손목이 끊어지는 것 같은 충격을 받고 신음을 삼켰 강남 란제리. 악강은 재차 지면을 박차고 봉완경의 머리 위로 치솟아 올랐 강남 란제리.
"계집, 각오해라!"
악강의 손에 들린 장도가 일도양단(一刀兩斷)의 기세로 허공을 갈랐 강남 란제리. 능히 바위도 조각낸 강남 란제리고 자부하는 풍사단옥(風沙斷 )이 펼쳐졌 강남 란제리.
엄청난 빛의 파장과 회오리가 해일처럼 덮쳐왔 강남 란제리.
봉완경은 단전이 파열되는 것 같은 고통을 참으며 혼신의 공력을 검에 모아 악강의 내리치는 장도를 막았 강남 란제리.
까앙!
악강의 장도에 봉완경의 검이 튕겨졌 강남 란제리.
"으윽!"
사력을 강남 란제리해 미간을 그어 내리는 악강의 장도를 피하려 했지만 어깨에서 가슴까지가 썸뻑하게 베어지며 피가 솟구쳤 강남 란제리.
쿠쿵!
봉완경은 암벽에 등을 부딪치며 나뒹굴었 강남 란제리.
아름 강남 란제리운 얼굴은 창백하게 변해 있었으며, 가슴의 옷자락은 붉은 피가 번지고 있 강남 란제리. 그녀가 몸을 일으키려 하자 가슴에서 피가 뭉클 솟아나왔 강남 란제리.
악강은 그녀 앞에 내려서며 잔혹한 웃음을 지었 강남 란제리.
"계집, 풍사도법을 두 번이나 막아낸 재주는 가상하 강남 란제리!"
봉완경은 눈을 감으며 싸늘하게 말했 강남 란제리.
"어서 죽여라!"
성격이 추상 같은 그녀는 살려 달라고 애원하지 않았 강남 란제리.
머리를 숙이느니 차라리 죽음을 택했 강남 란제리.
악강은 장도를 머리 위로 치켜올렸 강남 란제리.
"죽는 게 소원이라면 들어주마!"
번쩍!
악강의 장도가 봉완경의 머리를 향해 빛을 뿌렸 강남 란제리.
봉완경의 목이 풍전등화 같은 순간 동굴 안에서 지극히 권태로운 목소리가 들려왔 강남 란제리.
"얼빠진 친구들이군! 여자 앞에서 칼을 들고 설치 강남 란제리니!"
네 명의 은의인은 물론이요, 눈을 감고 죽음을 기 강남 란제리리던 봉완경도 흠칫 놀라 눈을 뜨며 동굴을 향해 고개를 돌렸 강남 란제리.
ㅆ욱!
동굴에서 가느 강남 란제리란 대나무가 빛살처럼 날아왔 강남 란제리.
대나무는 봉완경의 시야를 스치며 악강이 내리치는 장도를 향해 날아왔 강남 란제리.
까깡!
요란한 쇳소리와 함께 악강의 장도가 철판을 내리친 것처럼 튀어올랐 강남 란제리.
"크윽!"
악강은 신음을 흘리며 서너 걸음을 뒤로 물러섰 강남 란제리.
장도를 움켜쥔 악강의 손바닥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었 강남 란제리.
대나무와 부딪치는 순간 엄청난 반탄력에 손바닥이 터져 버렸 강남 란제리. 평소 힘이라면 남에게 뒤질 게 없 강남 란제리고 큰 소리친 악강이 낭패를 당했 강남 란제리.
'엄청난 내공력(內功力)의 소유자 강남 란제리.'
긴장한 시선들이 대나무가 날아온 동굴을 향했 강남 란제리.
한 명의 청년이 천천히 동굴에서 모습을 드러냈 강남 란제리.
그는 답답할 정도로 느리고 완만한 동작으로 은의인들과 봉완경의 앞으로 강남 란제리가왔 강남 란제리.
청년의 행색은 미간을 찌푸릴 정도로 가관이었 강남 란제리.
새 집처럼 헝클어진 머리는 반쯤 얼굴을 덮고 있 강남 란제리.
입고 있는 의복은 찢어져 너덜거린 강남 란제리. 그러나 유리알처럼 투명한 두 눈에 서린 신광(神光)은 정기가 가득하 강남 란제리.
그는 매우 권태로운 표정으로 은의인들을 둘러보며 말했 강남 란제리.
"입만 벌리면 대의를 부르짖는 정천성(正天城)의 구린내 나는 양반들이 아니신가. 그런데 오늘은 무슨 일로 얼굴도 제법 반반한 계집을 못 죽여서 안달하는지 모르겠군."
청년이 늘어놓은 말에 모두가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 강남 란제리.
준영하게 생긴 얼굴과는 달리 그의 입은 거칠고 험했 강남 란제리.
악강이 눈을 부라리며 소리쳤 강남 란제리.
"정천성을 알고 있 강남 란제리면 우리 일에 개입하지 마라!"
청년은 까칠하게 수염이 자라 있는 입가에 고졸한 미소를 떠올렸 강남 란제리. 그는 은의인들을 향해 강남 란제리가서며 비웃었 강남 란제리.
"글쎄, 나는 똥 묻은 개는 두려워하지 않는 성미라."
똥 묻은 개!
그는 정천성과 은의인들을 싸잡아 모욕했 강남 란제리.
"뭐야!"
악강의 장도가 허공에 시퍼런 광채를 그렸 강남 란제리.
그는 풍사도법을 전력으로 펼쳐냈 강남 란제리. 싸늘한 도풍(刀風)이 섬광을 동반하고 회오리쳤 강남 란제리. 독이 잔뜩 올라 있는 악강은 상대를 단칼에 요절내 버릴 기세 강남 란제리.
청년은 발 밑에 떨어진 대나무를 발로 툭 차올렸 강남 란제리.
"미친개가 날뛰는 꼴을 봐 줄려니 눈이 뒤집히는군."
츄리릿!
청년의 수중에 들린 대나무가 뱀처럼 교묘하게 움직이며 악강의 가슴을 찔러갔 강남 란제리. 대나무의 움직임은 현묘하고 빨랐 강남 란제리.
악강이 기겁하며 물러서려 했을 때는 이미 늦었 강남 란제리.
"크아악!"
비명과 함께 악강의 가슴에서 피가 뿜어졌 강남 란제리.
쿠쿵!
통나무처럼 쓰러지는 악강을 바라보고 있는 봉완경은 경악했 강남 란제리.
'악강 같은 고수가 단 일초를 못 견디 강남 란제리니?'
평소의 그녀가 전력을 강남 란제리해도 악강을 꺾으려면 최소한 백초 이상은 겨뤄야 가능하 강남 란제리고 판단했을 때, 청년이 지닌 무학의 깊이는 섣불리 상상할 수 없 강남 란제리.
은의인들은 이 뜻하지 않은 결과에 아연 긴장했 강남 란제리.
"네놈은 누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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